영화감독 임순례, 배우 김태리가 추천하는

문소리 배우의 반려견 달마 이야기 단행본 출간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스펙트럼 넓은 연기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우 문소리가 이번에는 저자로 『세 발로 하는 산책』을 선보인다. 마음산책과는 2018년 한일 젊은 문화인이 생각과 우정을 나눈 『부디 계속해주세요』, 올초 영화 <세 자매>의 모든 것을 기록한 각본집 『세 자매 이야기』에 이은 세 번째 만남이다.

『세 발로 하는 산책』은 문소리 가족과 15년 넘는 세월을 함께하고 있는 반려견 ‘달마’를 주인공으로 엮은 책이다. 진돗개 남매 달마, 보리와의 첫 만남부터 달마가 다리 하나를 잃고 난 이후의 이야기까지 생생하게 그려냈다. 이야기 뼈대는 여러 해 전, 문소리의 올케이자 유치원 특수교사인 류영화가 자신의 아들 수영이와 문소리의 딸 연두를 위해 만든 그림동화 원고다. 이후 문소리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는 『세 발로 하는 산책』 단행본 원고로 새롭게 썼다. 여기에 콘티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강숙의 선을 살린 그림이 어우러졌다.

책을 먼저 읽어본 임순례 영화감독(동물권행동 카라 전 대표)은 “담백함 속에 숨은 속 깊은 사랑을 느끼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라며 여운을 남겼고, 김태리 배우는 “이 책은 우리를 아주 쉽게 공감과 의식의 공간으로 데려갑니다. 읽기 쉽고 감동적이고 유익합니다”라며 애틋한 마음을 보내왔다. 실화를 바탕으로 감동과 교훈을 주는 이 책은 장애견, 나아가 장애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오해와 편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다.


나이 많은 장애견을 묵묵히 보살피는 문소리 씨 가족과, 노쇠와 장애를 받아들이는 달마, 보리의 의연함은 서로 닮아 있다. 그 담백함 속에 숨은 속 깊은 사랑을 느끼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리라. _임순례 영화감독


동물을 사랑하는 일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공감과 의식이라는 노력이 필요하지요. 이 책은 우리를 아주 쉽게 공감과 의식의 공간으로 데려갑니다. 읽기 쉽고 감동적이고 유익합니다. _김태리 배우




“서투른 반려인간의 부끄러운 고백”

두 반려견과 함께하는 삶에서 얻은 깨달음


달마와 보리는 전남 장성군의 백양사라는 절에서 키우던 진돗개 덕구의 새끼들로, 한날 한시에 태어났다. 일찍이 백양사 지선 스님과 연을 이어오던 문소리는 마침 반려견을 키우려던 차에 스님의 연락을 받고 한달음에 먼 길을 달려간다. 스님은 꼬물거리는 강아지들 사이에서 두 마리를 건네며 달마, 보리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보리, 달마라는 이름은 인도에서 태어나 중국으로 건너가 활동하며 깨달음을 얻은 선승, ‘보디다르마’에서 따온 것입니다. 인도식으로는 보디다르마, 중국식으로는 보리달마. “보리달마는 깨달음을 뜻합니다.” 스님은 말씀하셨습니다. _본문에서


반려견이 처음이었던 문소리 가족은 시골 집 마당은 물론 온 동네를 제 세상처럼 뛰노는 달마, 보리를 감당할 지식도 체력도 부족했다. 천방지축 달마와 보리가 반려견 훈련 센터에서 예절 교육을 받는 동안, 가족들 역시 반려견 산책의 중요성과 방법을 배운다. 그렇게 문소리 가족은 전에 없던 ‘비인간 동물’과의 동거에 여러 번 당황하고 자주 애먹으면서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고민하며 반려인간의 자격을 키워간다.

몇 해가 지나 불의의 사고로 다리 하나를 잃은 달마를 보며 가족들은 실의에 빠지지만, 달마는 예전과 다름없이 씩씩하게 동네를 누빈다. 장애견이 된 달마를 돌보면서 가족들을 가장 힘들게 한 것은 길에서 마주치는 타인들의 시선과 수군거림이었다. 그런 가족에게 힘을 준 것은 변해버린 자신의 몸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며 신나게 산책하는 달마와, 앞장서 걷다가도 느리게 쫓아오는 달마를 기다리는 영특한 보리였다. 두 반려견은 단지 집을 지켜줄 듬직한 경비견을 필요로 했었던 문소리 가족을 어엿한 반려인간으로 성장시켰다.



울타리 너머의 소외된 동물들을 생각하다

살리고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동물권 행동을 위하여


문소리 가족 개개인은 반려견과 함께하기 이전의 삶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변화한다. 반려견을 어색해하던 그의 부모는 오로지 달마와 보리 일과에 맞춰 하루를 보내고, 수영이네 가족은 동물권행동 카라를 통해 유기견이 낳은 강아지를 입양했다. 이에 더해 수영이와 연두는 각각 한 마리씩 유기견을 후원하며 길고양이도 살피고 있다. 문소리는 동물권 보호에 깊은 관심을 갖고 공장식 축산에 반대해 채식을 지향하는 한편, 환경 보호를 위해 플라스틱을 비롯한 여러 소비를 줄이는 ‘축소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한 활동의 일환으로 『세 발로 하는 산책』 인세는 동물권행동 카라와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곰 생츄어리 건립’에 기부된다. 학대받는 사육곰들을 해방시켜 고유한 삶을 살게 하자는 취지의 프로젝트에 기부함으로써 사람들의 관심에서 소외된 동물들의 현안을 환기하기 위해서다.


『세 발로 하는 산책』을 쓰고 보니 무엇보다 제 가족의 이야기여서 또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열어보자, 조금 더 용기내보자, 이 이야기를 먼저 꺼내어보자 마음을 다졌습니다. 당신과 나 사이에 이 이야기가 있다면 우린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당신과 나 사이에 이 이야기가 있다면 우린 더 아름다운 생각을 나눌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_서문에서


가족의 사적인 기록을 책으로 내기까지 여러 번 망설이고 주저했다는 문소리는, 해야 할 이야기와 나눠야 할 생각들을 전하기 위해 용기를 냈다고 고백한다. 달마, 보리와 오랜 시간 함께해온 이들이 마음을 모아 만들어낸 이 한 권이, 독자에게 큰 울림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