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문화관광부 교양도서 선정


‘문학에 붙들린 영혼’들과 자기 이야기를 갖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한 책


인터넷과 영상 매체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독서 인구가 줄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소설 독자는 확연히 줄었다는 통계가 있는데, 신문사의 신춘문예와 문학잡지들이 실시하는 각종 등단 제도에는 여전히 응모자들이 몰려든다. 또 많은 대학에 개설되어 있는 문예창작학과와 각종 기관들이 운영하는 창작교실에는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작가의 꿈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글쓰기에 대한 열망이 소설가 지망생들만의 전유물이라고 말하기 어렵게 되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블로그 열풍은 누구나 글을 쓰고, 공유하는 아마추어 글쓰기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그곳에 들어가보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쓰고, 갖고, 나누고 싶어하는지 목도할 수 있다. 글쓰기가 이미 일상 속으로 깊이 들어와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비단 소설가 지망생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자 하는 이들에게 소설가 이승우가 전해주는 ‘창작에 대한 조언’이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곧 삶에 참여하는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이 책은, 지금 이 순간에도 글을 매개로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고 창작열을 불태우는 사람들이 새겨둘 만한 태도와 믿음을 담고 있다.



소설가가 들려주는 창작의 시작과 끝


프랑스 문단에서 주목받는 작가로도 널리 알려진 소설가 이승우가 제시하는 창작의 비결은 무엇일까?


“이 세상에 태어나는 한 편의 소설은, 그 소설이 탄생하는 순간까지의 그 작가의 삶의 총체”라고 강조하는 지은이는, 이 책에서 창작의 기술이나 방법보다는 태도를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소설을 천천히 꼼꼼하게 읽고 있는 사람은 이미 소설 쓰기를 시작한 사람”이라며, 여기에 덧붙여 낯익은 일상도 자신만의 시각으로 새롭게 바라보아야 한다고, 끊임없이 소설을 생각하고, 소설을 읽고, 소설을 쓰라고 조언한다.

이 외에도 소설을 쓰기 전에 구체적이고 치밀하게 밑그림을 그려야 하는 이유, 화자의 중요성, 긴장감 있게 소설을 구성하는 방법, 소설 속 시간과 공간의 의미, 좋은 문장의 조건 등 그동안의 창작 경험에서 자연스럽게 체득된 노하우가 잘 정리되어 있다.

페루의 대표적인 문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그리고 이청준, 김원일, 양귀자, 윤대녕, 하성란 등의 작품들도 예시되었으며 ‘작가적 태도나 정신’이 아닌 ‘기교’만을 가르치고 있는 ‘창작 교육’에 대한 비판적인 글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독자들은 어떤 작품에 대해 자전적이지 않느냐고 묻는다. 나의 대답은 이렇다. 모든 소설은 궁극적으로 자전적이다. 작가는 여러 권의 책을 통해 한 편의 자서전을 쓴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통해 우리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그런 점에서 누구나 작가이다. 본문 중에서



지은이 이승우에 대하여


소설가이자 현재 조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195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났다.
서울신학대학을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에서 공부했다.
1981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에리직톤의 초상」이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식물들의 사생활』 『생의 이면』 『가시나무 그늘』 등 장편소설을 발표했고, 주요 작품집으로는 『심인광고』 『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 집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다』 『미궁에 대한 추측』 등이 있다.
제1회 <대산문학상>(1993)과 제15회 <동서문학상>(2002)을 받았으며 『생의 이면』 『미궁에 대한 추측』 등이 유럽과 미국에 번역, 소개되었다.



차례


프롤로그│이야기를 위한 몇 개의 이야기
1 잘 읽어야 잘 쓴다
2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3 발상에서 소설이 태어난다
4 낯익은 일상을 낯설게 ― 현실이 어떻게 소설이 되는가
5 소설을 다 써놓고 소설을 써야 한다 ― 밑그림을 그려라 (1)
6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 ― 밑그림을 그려라 (2)
7 긴장을 배치하라
8 전략을 세워라 ― 선택과 배치
9 강을 건너는 이야기를 써라
10 육화肉化의 방식 ― 이야기와 인물
11 누구에게 말하게 할 것인가 ― 화자의 문제
12 지하에도 물이 흐른다 ― 상징과 은유
13 시간이 만든 소설, 공간이 만든 소설
14 어울리지 않는 장식은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 좋은 문장의 조건
15 문학적 체질에 대하여
에필로그│소설 창작 교육에 대한 몇 가지 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