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챙겨 먹이느라 고군분투하는
세상의 모든 일인 생활자를 위한 “삶의 레시피”


특별하지 않은 듯 특별한 나만의 공간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채우며 나의 살림, 나의 부엌을 만든다. 『도쿄 일인 생활-맥주와 나』는 필명 ‘오토나쿨’이 일인 생활자와 살림을 처음 시작하는 이들을 위해 써 내려간 가지런한 부엌 일상에 대한 산문이다. 피곤한 매일이지만 조금만 더 몸을 움직여 ‘나’와 ‘부엌’을 돌보며 느끼는 만족감. 작은 변화가 만드는 일상의 여유를 만끽한다.
도쿄에서 혼자 생활하며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 오토나쿨은 ‘나’를 위해 차리는 근사한 밥상, 술맛 도는 ‘맥주 맞춤형’ 일인 레시피 등 깔끔한 부엌살림과 라이프스타일을 SNS에 공유하며 일인 생활자 팔로어들의 공감을 크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밥 짓고 찌개 끓이려다 “혼자 먹겠다고 뭘…”, 퇴근길 프리지아 한 다발을 사려다 “혼잔데 뭐 하러 그렇게까지…” 하며 단념해본 이에게 『도쿄 일인 생활-맥주와 나』는 풍요로운 하루하루를 경험하게 한다.
꾸준히 늘고 있는 일인 가구. 한 명을 위한 살림이라고 해서 결코 단순하거나 간단하지 않다. 특히 일과 살림을 혼자 다 책임져야 하는 일인 생활자에게 살림은 버겁게만 느껴지게 마련이다. 어떻게 하면 시간을 절약하고 요리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지, 다양한 재료를 어떻게 관리해야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지 등 오토나쿨이 그동안 겪은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쓴 살림 고민을 줄일 유용한 정보를 담았다.
이 책은 바쁘게 지나가버리는 매일, 잊기 쉬운 소중한 ‘나와 맥주’의 여유로운 시간을 소개한다. 침대에서 맞는 주말의 한낮이 지나가는 것이 안타까울 때 나와 낮술 한잔, 금요일 밤의 북적이는 술집보다는 역시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집에서 한잔. 냉장고 속 재료로 쉽게 만드는 근사한 안주부터 다음 날 속을 달래는 해장까지, 가볍게 한잔할 생각에 요리하는 순간이 즐거워지는 일인 레시피가 가득하다. 이왕 혼자 마시는 맥주라면 가장 맛있는 안주를 곁들이는 게 좋지 않을까? ‘오늘도 집에서 먹길 잘했다’는 뿌듯함이 묻어나는 ‘일인 가구 맥주 건배사’ 같은 책이다.


세간을 들이고 살림을 꾸려나간다는 의미의 살림살이. 자신의 살림살이를 한다는 것이 자기 삶을 책임져야 하는 ‘어른이 되다’와 의미가 같진 않겠지만, 적어도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한 일을 하는 것임은 틀림이 없을 겁니다.
-『도쿄 일인 생활-부엌과 나』 6쪽


도쿄에서 웹디자이너로 일하는 오토나쿨은 일본에서 혼자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편식을 고치고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서투른 손으로 만든 요리가 계기가 되어 독립 출판물 ‘도쿄일인생활 시리즈’를 냈다. 이 시리즈에서는 ‘오토나쿨 일인의 생활’ 즉 자신의 일상을 계절에 따라 정리했다면, 새롭게 쓴 이 두 권의 책 『도쿄 일인 생활?부엌과 나』 『도쿄 일인 생활?맥주와 나』는 ‘도쿄’라는 도시가 가진 여러 모습을 겪으면서 느낀 점, ‘혼자’ 살면서 느낀 점, 살림이 있는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이왕 혼자 마시는 맥주라면 가장 맛있는 안주와 함께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와 ‘맥주’를 위한 건배사


어른이 되면 이따금 혼자서 맥주를 마시는 날이 찾아온다. 그럴 때 땅콩이나 마른안주를 꺼내 가볍게 마실 수도 있지만 약간의 수고로 무척 근사한 안주를 만들 수 있다면? 나가기 싫은 주말에 걸치는 낮술도 밥과 함께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저녁의 반주도 즐겁다. 직장인에게 하루 일과를 마친 뒤 여유롭게 맥주를 즐기는 한때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다.


매일 먹어야만 하는 ‘끼니의 식사’가 아닌 조금은 다른 여유로 맞이하는 게 맥주를 마시는 시간이었습니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 먹을 기대에 안주를 만드는 일이 생활에 이렇게 큰 의미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94쪽


『도쿄 일인 생활-맥주와 나』에 실린 요리는 요란하게 불을 쓰거나 많은 조리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아주 간단한 재료만으로도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쓱쓱 잘라 접시에 올리는 차가운 토마토, 아삭아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는 데친 채소, 굽기만 하면 끝인 오징어구이, 명란구이는 물론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를 선술집 부럽지 않게 조리해 밥반찬까지 해결하는 유용한 일거양득의 레시피, 다음 날 속을 달래는 여러 가지 해장법까지 맥주를 부르는 일인 레시피가 가득하다. 천천히 읽은 뒤 순서를 잡고 따라 하면 절대로 실패하지 않을 쉬운 요리지만 전혀 간단하지 않은 감칠맛을 낸다. 냉장고 속 재료로 만드는, 나를 위한 근사한 맞춤 주안상!


일본에 살면서 맥주 맛에 좀 더 빠지게 되고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는 게 기쁘고, 이런 생활을 좀 더 오래 하기 위해서라도 건강을 챙기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날 위한 시간이 점점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도 적잖은 이유겠죠.
혼자 마시는 시간을 위해 장을 보러 가서 오랫동안 슈퍼 안을 돌아다니며 안주를 떠올리고 재료를 고르고, 새로 나온 맥주는 뭐가 있는지 주류 판매대를 꼼꼼히 살펴 서너 캔 사서 담으면 가방이 아주 묵직합니다. 그걸 메고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와서 안주를 만들고 어떤 접시에 어떻게 담을까 고민하면서 요리책을 뒤적이고. 이런 시간이 점점 자기애의 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것이죠.
-80~81쪽


오토나쿨은 맛있는 안주와 함께 맥주를 마신 뒤에 따라오는 조금은 번거로운 일, 설거지를 중요한 일과로 생각한다. 미뤄버리고 싶지만 마른 리넨으로 컵과 접시를 하나하나 닦고 있으면 머릿속에 차곡차곡 생각이 쌓이는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고, 뒷정리를 하며 그날그날의 일을 되새긴다. 때로는 센티멘털하게, 때로는 너무나 들떠서 맥주를 마시지만 그 뒤 차분하게 나와 마주하는 설거지 시간은 그야말로 ‘힐링 타임’이다. 모든 정리를 마치고 난 뒤 깨끗한 부엌을 바라보며 오토나쿨은 말한다. “오늘도 잘 마셨어요. 집에서 먹길 잘했다.”



 추천사


어른이 되면 이따금 혼자서 맥주를 마시게 된다. 연락도 없이 불쑥 놀러 오는 친구처럼 ‘혼자 맥주를 마시는 날’이 찾아오는 것이다. 그리고 『도쿄 일인 생활-맥주와 나』는 바로 그런 날을 위해 태어났다. 딱 혼자 먹을 만큼의 술맛 도는 안주 레시피는 따라 하기는 간단하지만 절대 간단하지 않은 감칠맛을 낸다. 퇴근하자마자 맥주를 마시고 싶은 날에 만드는 안주, 그렇게 만든 음식을 냉장고에서 얼마나 보관할 수 있는지도 꼼꼼히 알려준다. 불쑥 찾아온 친구가 그렇듯이 자주 신나고 때로 설레고 가끔 귀찮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왕 혼자 마시는 맥주라면 가장 맛있는 안주를 곁들이는 게 좋다. ‘일인 가구 맥주 건배사’ 같은 이 책을 위해 건배.

신윤영 <싱글즈> 디지털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