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프랑스 스타일 백과사전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소박하고 여유롭게, 친환경적으로 살기 위하여


프랑스의 고급 샴페인 제조사 ‘뵈브 클리코’의 최고경영자를 지냈으며, 현재 칼럼니스트와 강연자로 활약하고 있는 미레유 길리아노의 『프랑스 스타일』이 출간되었다.


전작 『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가 프랑스 인들의 전통적인 식습관을 토대로 건강한 식생활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 책은 식생활뿐 아니라 프랑스 생활양식 전반을 다룬다. 장보기와 조리법, 와인 즐기기, 집 안 꾸미기, 정원 관리, 파티 준비, 피부 미용, 스타일 연출 등 일상에 생기 가득한 프랑스 스타일을 입히는 비법을 망라하여, ‘프랑스 스타일 백과사전’이라 할 만하다. 그렇다고 이 책이 명품 쇼핑 노하우나, 칵테일파티 준비처럼 도시인의 럭셔리한 삶을 나열한 실용서는 아니다. 저자는 시종일관 의식주 전반에서 최대한 주위의 것들을 손쉽게 활용하는 소박함을 강조한다. 예를 들면 가까운 곳에서 나는 제철 음식을 먹고, 음식 재료로 얼굴 팩을 만들며, 패스트패션보다는 오랫동안 입을 옷을 장만하는 일까지 ‘기본’을 당부하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겉으로 ‘친환경을 부르짖지 않아도’ 친환경적인 삶이라는 원칙에 충실하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어린 시절 경험한 양봉이며 비둘기 훈련 등 프랑스 식 전원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곁들여 읽는 재미를 더했다. 또 프랑스 요리 조리법 130여 가지, 다양한 스카프 연출법, 계절별 식단 등을 수록해 세세한 정보를 준다.


프랑스 사람이건 아니건, 좋은 음식만이 삶의 질을 높이는 조건은 아니다. 생활의 온갖 측면에서 즐거움을 얼마나 많이 끌어내는가와 삶의 기쁨은 정비례한다. 나는 이 책에서 단순히 식생활에 머물지 않고 생활양식 전반에 걸쳐서 맛있는 프랑스 스타일의 경험을 예로 들며 설명하고자 한다. 프랑스 여자는 어떻게 행동하는지, 외모를 어떻게 가꾸는지, 인사는 어떻게 하는지 등 충만한 삶을 느끼고 확실한 즐거움을 맛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모두 이야기할 것이다. 어쨌거나 우리 생활에는 살찌지 않는 것 외에도 더 중요한 일이 많으니까.
―21쪽, 「책머리에」에서



자연주의 스타일리스트의 삶의 기술
“오감을 최대한 느낄 수 있게 스스로를 훈련하고, 계절에 맞게 살라”


저자에게 프랑스 식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저 삶을 즐기려는 여유와 지혜, 그리고 이를 실천하는 단순한 생활에서 기쁨이 비롯한다고 말한다. 싱싱한 레모네이드로 여름을 날 수 있다거나, 작은 화병에 스위트피를 한두 줄기를 꽂는 것만으로 색다른 향을 더할 수 있다는 대목 등은 일상의 작은 실천이 가져오는 변화를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구체적인 삶의 기술은 무엇일까? 식생활에서는 ‘과식하지 않기’ ‘한 끼 분량 깨닫기’ ’맛을 즐기는 감각 되살리기‘ ‘단맛 멀리하기’ 등 여러 지침을 제시하지만, 가장 강조하는 것은 자연에 가까운 재료로 ‘순수하고 간단하게’ 조리하는 것이다.


돈이 많이 들지 않겠느냐고? 물론, 더 좋은 재료를 사려면 돈이 더 들기 마련이다. (…) 그러나 좋은 재료를 먹으면 먹는 양을 줄일 수 있다. (…) 자신의 건강과 신체 이미지, 마음의 평화를 생각한다면, 음식 재료를 살 때 조금 더 지출할 만하지 않을까? 재료가 신선하고 좋으면, 어렵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19~20쪽, 「책머리에」에서


무엇보다 저자가 아이디어를 보태 정리한 조리법들은 그대로 만들거나 조금 응용해서 따라하기에 좋다. 프랑스 요리임에도 예상 외로 고사리, 홍어같이 우리에게 친근한 재료를 쓰거나, 은근한 불에서 오래 익히는 익숙한 조리법을 활용한 덕분이다. 또 굳이 해보지 않더라도 다양한 재료나 조리법을 통해 프랑스만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양고기가 부활절과 관련된 음식이라거나 개구리, 비둘기, 괭이밥 등 프랑스에서 애용하는 식재료를 소개한 대목들이 그렇다. 「와인은 음식이다」 장에서는 20년간 와인업계에 몸담아온 저자가 각종 프랑스 요리와 어울리는 와인을 정리했다. 웬만한 와인입문서 한 권에 해당하는 내용이 체계적으로 실려 있어, 입문자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외에도 의생활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옷에 스카프나 액세서리로 변화를 주라거나, 생활에서는 헬스클럽보다 가급적 많이 걷고 집안일을 즐기는 것으로 운동을 대신하라는 조언도 빼놓지 않는다.


『프랑스 스타일』을 보노라면 식생활을 비롯한 프랑스의 생활양식이 풍요로운 것은 생활을 예술로 만들려는 프랑스 인들의 깊은 관심 덕분임을 깨닫게 된다. 그 관심을 통해 이들은 심미안을 기르고, 일상을 단순히 먹고사는 문제가 아니라 철학과 문화로까지 승격시킨 것이 아닐까. 그 심미안을 탐내는 독자들은 이 책에서 원칙과 실용적인 정보 모두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